
여는 말
우리 삶 곳곳에 숨어 있는 ‘중독’이라는 단어를 떠올려 보면 보통은 부정적인 것,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만 생각하기 쉬워요. 하지만 식탁 위의 설탕, 뜨겁거나 쓴 커피, 매콤한 고추 한 조각도 누군가의 삶과 세상의 흐름을 바꾼 역사의 축이 될 수 있다는 관점을 이 책이 열어줘요.
《세계를 점령한 중독 경제학》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욕망과 갈망이 단순한 개인의 취향을 넘어, 제도·무역·제국·문명과 연결된 중대한 힘이었음을 보여주는 책이에요. 중독이 인간의 삶을 어떻게 뒤흔들어 왔는지, 또 앞으로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될지 차분히 생각해보게 만들어요.
책 서평

이 책은 중독을 단순한 의존이나 부정적 습관만으로 정의하지 않고, 역사 속 권력 관계, 무역 구조, 기후·지리적 조건 등 복합적인 맥락 속에서 중독이 어떻게 문명과 경제의 흐름을 이끌어 왔는지를 분석해요.
먼저 중독의 ‘소재’가 되는 음식이나 향신료, 알코올류 등을 통해 제국의 부와 지배가 어떻게 구축되었는지 보여주고, 예컨대 사탕수수 플랜테이션과 흑인 노예무역이 어떻게 경제적 중독을 낳았는지 생생히 풀어내요. 또 차 무역과 아편전쟁처럼, 한 나라도 아니고 문화도 아닌 ‘욕망’이 국제관계의 불씨가 되었던 순간들이 등장해서, 중독이 우리 역사의 주변부가 아니라 중심축이었음을 깨닫게 해요.

또한 고추의 전파, 미각의 진화 같은 이야기는 단순히 맛의 변화만이 아니라 사람들이 경험하는 쾌락과 긴장, 그리고 그것이 소비 패턴과 기호의 차이로 연결되는 방식까지 조망하죠. 이런 이야기는 삶 속의 중독도 의외로 구조적이고 전 지구적인 힘의 일부였다는 통찰을 줘요.
전체적으로, 《세계를 점령한 중독 경제학》은 우리가 무심히 소비하거나 욕망으로 치부한 것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작동해 온 힘인지 깨닫게 하고, 나아가 현재 소비·중독 문제를 단지 개인의 선택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의 일부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책이에요. 욕망과 쾌락이 만드는 중독의 서사를 이해하고 싶은 분들에게 강력히 추천해요.
저자 소개

에디터의 말
맛과 향이 이끄는 욕망이 단순한 기호를 넘어 세계사를 움직인 힘이었다는 이야기가 이토록 생생한 충격을 줄 줄은 몰랐어요. 이 책은 우리가 보통 ‘중독’이라 부르며 회피하고만 싶은 것들을 다시 들여다보게 해주고, 그 안에서 우리 삶을 구성하는 더 깊은 구조들을 보게 해요. 욕망이란 이름으로 포장된 우리 일상의 선택들이 결국 어떤 역사를 만들어 왔는지 알고 싶은 분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에요.